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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들과 사고를 나누면서 내가 얻었던 것들.

토론, 독서

by jisooo 2019. 9. 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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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은, 예술의 전당에서 존레논 전시회를 보러갔을 때, 인상깊게 본 문구이다.

모임 운영에 두었던 가치와 어느정도 일맥상통해서 가져와본 이미지이다!

이직 준비에 몰두하고, 직장생활에 꽤 열중하다보니

토론 모임을 마무리 지은지 어느덧 6개월정도 지난 것 같다.

지인, 지인의 지인, 안면이 없는 다수의 사람들이 잘 모여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매주 어떤 주제를 이야기할지 준비하기 위해 여러가지 콘텐츠를 찾아 읽어보고 영상을 보고,

매주 몇명이 참여를 하고, 사람들 간에 트러블은 없는지, 매주 토론 후 식사는 어디서 할지,

매주 참여 인원이 다른 상황 속에서 수용가능한 장소가 있는지 찾아보고....등 등

당시에는 정말 신경쓸 일들이 많았어서 스트레스도 꽤(?) 있었지만 또 이것만큼 나에게 소중한 경험은 없었던 것 같다.

너무너무 애정이 많이 간 모임이었지만, 끝까지 운영해보고픈 운영이었지만, 이직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동시에 준비할 수가 없었기에,

결국 정말 모임에 애정이 있었던 다른 모임원에게도 모임을 더이상 운영하지 못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오늘 오랜만에, 같이 모임을 운영했던 친구와 통화를 하였는데,

친구가 다시 잠들어있던 나의 열정을 일깨워주었다.

'트렌더스 모임 참 좋았는데, 너랑 잘 어울렸어.'

'모임 다시 해보는게 어때? 진짜 좋은 경험이었어.'

내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모임이었고,

매주 사람들과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사이트를 얻고 사고가 확장되는 쾌감을 얻을 수 있었다.

요즘 이친구와 나는 모임을 운영하던 그 때의 우리를 그리워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토론 모임을 친구와 같이 운영했던 점,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면서 토론을 하며 얻을 수 있던 것들

두 가지에 대한 후기를 같이 남겨보고자 한다.

 

0. 처음에 토론 모임을 만들기까지.

나에게 인생의 가치관을 잡는데 큰 영향을 준 책이 있다.

애덤그랜트의 '오리지널스' -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라는 책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121022

 

 

 

 

독창적인 리더들이 어떻게 창의성을 발휘하여 세상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책을 읽은지 오래되어서, 세부적인 내용을 다시 다루긴 어렵지만,

당시 대학생 때, 이 책을 처음 읽고 '스티브잡스'의 경영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로 스티브 잡스의 브랜딩 철학에 관한 콘텐츠를 찾아서 종종 보았고,

그가 강조하던 서로 다른 영역의 '연결'의 힘에 대해 감명을 받았다.

그 "연결"을 직접 경험해보고 창의적으로 사고를 확장하고 싶었던게 막연한 생각이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768016

 

참고로 위 책 바라트 아난드의 '콘텐츠의 미래'에서도

'연결'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을 다룬 부분이 있는데 같이 읽으면 좋다 :)

중학교때부터 자기개발, 성장과 같이 열정에 관한 키워드에 대해서 대화가 정말 잘통하는 친구가 있었다.

낯가림이 정말 심한 나지만, 이 친구와는 몇개월간 연락을 안하다가 갑자기 전화해도 할말이 수두룩한 친구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하며 세상을 폭넓게 이해하고 싶은데,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 없었다.

당시 나는 힙합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힙합 동아리의 구성원중 한명이었다.

이렇게 네트워킹 모임을 만들어도 좋을것 같은데.

다만 친구들과 만나서 하는 대화는 항상 똑같았고, 다들 남자친구 상담, 연애 고민, 직장 사람들 이야기 뿐이고,

나는 더이상 그런 대화가 재미가 없었다.

나는 다른 분야의 경험과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이 끊이질 않았고, 좀 더 다른 성장할 수 있는 대화가 필요했다.

'우리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모아서 그들의 경험이나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성장형 모임을 만드는게 어때?'

나는 친구에게 제안하였고, 나와 이런 성향이 비슷했던 친구는 자기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며

그렇게 처음 트렌더스 모임이 시작되었다.

모임 초반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입해주었고 마침 한창 그때 '살롱' 문화가 트렌드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을 때였다.

열정에 기름 붓기, 문토, 트레바리 등 건설적인 만남을 위해 네트워킹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런 곳은 확실히 체계와 시스템이 잘 잡혀있는 만큼 비용도 상당했는데, 나는 좀 더 가벼운 느낌으로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변화1. 흑백논리에서 한발짝 물러나게 된다. (부제: 뭐든 양쪽 상황의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 ^^;)

매주 토론 할 때마다 그 주에 힛이슈가 되었던 기사 거리들은 자주 모임원들이 준비해왔던 주제였다.

예를 들어 어떤 사회에서의 갈등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나는 이 현상에 대해서 나 스스로가 젊은 세대이다 보니

갈등의 반대편에있던 노년 세대들의 입장을 제대로 헤아려 볼 수 없었고, 모임원들도 다 내 또래이다 보니

나와 비슷한 입장에서까지 밖에 생각하기 쉬웠고, 딱 거기까지만 현상을 파악하기 쉬웠다.

모임원 중에 평소 신문을 많이 읽고, 학교 전공도 관련된 학과였어서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냥 우리 세대의 반대편에 서있는 노년세대들을 욕할 수만도 없었다.

그들이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논리도 문제가 없진 않지만,

그들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게 만든 사회 시스템 자체에 문제의 원인이 많았다.

이런 상황들을 생각하면, 기사의 베스트 댓글들만 보고 사회현상을 파악하는건 무리가 많다.

항상 다수의 의견이 옳다는 것은 위험한 오류이며,

 


변화2. '모임'이라는 강제성이라도 있어야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는다.

억지로라도 매주 모임을 위해 사람들과 나누고싶은 콘텐츠를 찾아본다.

나는 귀차니즘이 매우 심해서 혼자서는 계획도 다짜놓고 마음을 먹어도

막상 당일이 되면 만사가 귀찮아버려서 결국 하지 않았던 적이 수두룩하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평소에 궁금했던 스타트업 행사들과 같이 공통된 주제에 관심이 있는 행사들을 다닐 수 있다.

또한 각자 모르는 분야에 대해, 이러한 분야는 몰랐던 강연과 행사들이 있다는것도 알게된 적도 많다!

모임원들 중에 디자이너분들, 기획자분들이 꽤 계셨고 나 또한 기획,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각종 전시회나 사진전도 함께 보러 가고 하였던 기억이 난다.

보고 나서 저녁 식사 자리와 함께 각자 어떤 감상을 했는지 나누기도 하고,

식사와 함께 가볍게 와인도 한잔 곁들이며 각자 조그마한 고민거리들도 이야기하곤 하였다.

운영진 태용이와 함께 참석한 KT&G 상상스타트업 캠프 3기

북저널리즘의 콘텐츠 네트워킹 모임에 우리 트렌더스 모임원 8명을 데리고 갔던 행사.

북저널리즘에서 기획된 다양한 주제의 책들

 

멤버들과 같이 감상하러 간 '이매진 존레논' 전시회


변화3.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자연스레 인맥이 확장되고, 서로 필요한 니즈를 채워준다.

모임을 운영하던 당시 일을 쉬고있던 상태였는데, 개발 포지션 관련 입사 제의도 받았었고,

혼자 힘으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대규모의 코워킹스페이스를 대관해준다는 정말 감사한 제의도 받았었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

나또한 개발 관련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은 그들에게 제공해주려고 노력했다.

이거는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이라는 특성상 자연스레 따라올 수 있는 이점인 것 같다.

번외로 신기했던 게, 단체 톡방에서 각자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던지면,

관심있는 모임원들은 나서서 자기들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관련된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올려주기도 하였다.

그래서 실현은 못했지만 카톡방에서도 원활한 토론이 꽤 이루어졌다 보니 `원격 화상 모임` 이야기도 나왔고 그랬었다.

나 뿐만아니라, 다른 모임원들 서로서로 각자 다른 분야에 대해 도움이 필요하면 우리 모임이 그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이 되었던 것 같다.


변화4. 확실히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다양한 분야의사람들은 어떤걸 원하고, 사람들이 어떤 모임에 가입하고 싶어하고, 어떤 사람들을 궁금해하고, 어떤 주제에 열광하고 관심을 보이는지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우선, 내가 준비해온 주제 이외에도, 다른사람들이 가져온 주제들, 토론거리들을 들으면서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된 장점들도 컸고,

그것들을 통해 특히 기획자, 마케터, 창업가들이 인사이트를 얻기 좋은 활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런 모임을 만들었을 때 기획자, 마케터 직군의 모임원들이 다른 직군에 비해 상당히 많았다.

또 한번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분이 모임원에 계셨었는데,

주제가 명확한 콘텐츠를 제공하시는 분이였다.

그 분은 한번 아예 모임 주제로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보는 유튜브 콘텐츠?'를 들고 오신 적이 있었는데,

요즘엔 어떤 채널을 많이 보고, 어떤 채널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고,

인기가 있다면 왜 좋았는지, 어떤 점이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달랐는지 등등을 이야기하며

그분은 아마 그 날의 주제를 통해 좋은 피드백(?)을 얻으셨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또, 다양한 주제들의 토론에 참여하면서, '어? 이런 내용 재밌다. 이런 서비스 기획해서 하나 만들어보면 재밌을텐데.'

라며 운영진 친구들과 전구가 켜진듯한 아이디어 토크들을 즐겨하였고 서로서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하였었다.


변화 5. 모임을 운영하면서 마침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예행경험(?)을 할 수 있다.

(feat. 리더의 역량..?!)

모임을 같이 만들었던 운영진 친구가 해주었던 말이다.

처음에 100명 가까이 되던 사람들을 관리하면서 내가 조그만 회사를 운영해보는 거라고 상상해보라고.

내가 언제 이러한 인원의 사람들을 모아 관리하고 운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확실히 흔하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나는 미숙한 점이 많아 완벽하고 멋있는 리더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운영하면서 리더는 이러이러한 역량들이 필요하겠구나, 사람들이 리더에게 어떤걸 바라고, 어떤 상황들이 생길 수 있고, 그런 상황대처능력은 어떻게 펼쳐내야하는지.... 등의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특히 느꼈던 건, 리더의 자리에서 무엇인가 모임에 대해서 결정할 때, 모임원 모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그런 과정에서 개개인 모임원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러한 상황을 막을 이유도 없다.

이런 부분에선 어느정도 리더의 단호한 태도가 필요하고, 모임에 대한 확실한 색깔, 컨셉이 잡혀있는게 좋다고 생각하였다.

필자는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아, 모임을 통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던 것 같지만,

명확한 방향성이 없다보니 운영하면서 어느 쪽의 요구에 맞춰야할지 생각이 들었던 적이 많았다.


변화 6. 단순한 분야 하나보다는 그것들의 '연결',

또한 개인보다는 '팀'의 시너지에 대해 몸소 경험하게 된다.

'연결'이라는 키워드는 우리 모임의 목적과 같았는데,

이 연결을 달성하기 위해선 절대 혼자서 무언가를 잘해낸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혼자의 몸으로 다 겪을 수 없는 한, 그것들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 모임의 본 목적이였다.

또한 혼자만의 경험과 생각, 주장만에 의존하게 되면 당연하게도 스스로의 틀에 갇히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더더욱,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하지만,

다 같이 커뮤니케이션하는 팀 내에서, 얼마나 잘 융화되는지,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지, 적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지 등의 역량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깨달았던 순간이 많았다.

물론 개인의 역량이 엄청 뛰어나면 혼자 일해도 그만이겠지만,

개개인이 모여서 이뤄내는 시너지가 어마어마하므로..팀은 어딜가나 존재하는 것이고,

더더욱이 다양한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의사소통하는 방법, 트러블이 생긴다면 대처하는 방법 등의 능력들을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변화 7. 발표, 말하기, 설득과 커뮤니케이션의 연습

요즘 사회생활을 하며 다양한 상황들에 맞닥뜨리면서,

'협상'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 상대방에게 내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설득하는 능력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막상 사회 생활 뿐만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사람들간의 관계에서 나의 주장을 설득하는 상황,

면접을 보러 돌아다니면서 나의 능력과 가치를 어필하는 상황 등

응용할 수 있는 상황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바로 이런 말하기, 발표, 설득과 커뮤니케이션의 연습은

각자 지식과 분야가 다르고, 의견이 다른 사람들 속에서 지속적으로 토론을 계속 하게 되면 위의 연습들이 훈련이 될 수 밖에 없다.


변화 8. 스스로 자신에 대해 객관화가 된다.

나는 어느쪽으로 생각이 치우쳐져 있고, 어떤 부분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부족하고 뛰어난지, 다양한 사람들과 활발할 대화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다.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서로 다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현상에 대해 토론을 하게 되니

내가 스스로 믿었던 나의 의견이 틀릴 수도 있구나,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구나(?) 라는 깨달음과 겸손함의 감정을 많이 받았었다.

또한 대화를 하면서 나는 주로 어떤 분야(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등...) 에서 부족하고 어느 의견에 주로 치우쳐져있는지,

어떤 분야에 더 호기심이 생기고 재밌는 감정을 느끼는 지 등등 자기 탐구가 가능하였다.

요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이런 활동들은 분명 진정의 나를 찾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계속 반복되지만 결국 결론은 모임의 본래 목적인

개인이 많은 분야를 직접 발로 뛰고 경험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으니 말그대로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교류하여 서로 서로의 니즈가 채워지는 것이다.

쓰다보니 모임을 하면서 내가 얻은 것들은 끝이 없다.

이렇게나 귀중하게 얻은 것들이 많은데 나는 왜 아직 다시 시작을 못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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